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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하기 실습은 왜 겉도는가 — 삼성SDI Claude 교육 기록

2026-07-23 · 강의기록 · Claude

7월 16일, 삼성SDI 실무자분들과 Claude 실무교육을 진행했다. 비개발자 20명, 하루 6시간. 여러 차수로 편성된 과정 중 내가 맡은 첫 차수였다. 끝나고 나서 며칠이 지났는데, 기록해두고 싶은 발견이 몇 가지 남았다.

수강생은 산출물이 아니라 "감"을 가져간다

실습 강의를 준비할 때 가장 쉬운 설계는 따라하기다. 정해진 프롬프트를 붙여넣으면 정해진 결과가 나오는 구성. 사고가 없고, 진도가 예측되고, 강사 입장에서 안전하다.

그런데 현장에서 반응이 가장 좋았던 순간은 따라하기가 아니었다. 내가 실제로 일하면서 쓰는 작업을 그대로 시연할 때, 그리고 "이 데이터로는 이런 것도, 저런 것도 됩니다" 하고 활용 예시를 여러 갈래로 보여줄 때였다. 수강생이 궁금한 건 정해진 산출물을 재현하는 방법이 아니라 **"그래서 내 일에는 어떻게 쓰지?"**였고, 그 질문에 답을 주는 건 단일 정답이 아니라 예시의 다양성이었다.

다음 강의부터 실습은 이렇게 짜기로 했다. 기본 경로 하나에 대안 경로 두세 개를 얹고, 유즈케이스 예시를 풍부하게 준비하는 것.

준비한 데이터보다, 직접 구할 수 있는 데이터

실습용으로 부동산 데이터를 준비해 갔는데, 정작 수강생들의 관심은 공공데이터포털 쪽에 쏠렸다. 돌아보면 당연하다. 강사가 준비해준 데이터는 강의장을 나가면 끝이지만, 스스로 구할 수 있는 데이터는 내일 아침 자기 자리에서 다시 해볼 수 있다.

실습 소재를 고르는 기준이 하나 생겼다. "이 데이터, 수강생이 월요일에 혼자 다시 구할 수 있는가?"

마지막 한 시간, 각자의 것을 만들게 하기

마지막 세션은 각자 만든 결과물을 웹에 배포하는 시간으로 잡았다. 코딩을 모르는 분들이 자기 손으로 만든 페이지가 URL로 열리는 순간을 보는 것 — 이게 하루 교육의 마침표로 꽤 힘이 세다. 시간이 남아 각자 만들고 싶은 걸 만드는 자유 시간까지 확보됐는데, 오히려 이 구간에서 몰입이 제일 깊었다.

스스로에게 남기는 숙제

좋았던 것만 적으면 기록이 아니니까. 슬라이드에 실은 프롬프트와 배부 자료의 프롬프트가 다른 지점이 몇 군데 있었고, 현장에서 잠깐 당황했다. 사전 점검 체크리스트를 만들어두고도 전량 완주하지 않은 대가였다. 다음부터는 "슬라이드의 프롬프트 = 복사해서 쓰는 프롬프트"라는 정합성을 검증 목록의 맨 위에 둔다.

강의는 할 때마다 설계에 대한 가설이 하나씩 검증되거나 깨진다. 이번에 검증된 건 "따라하기보다 선택지", 깨진 건 "준비한 데이터면 충분하다"였다. 다음 기록에서 또 확인해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