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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브코딩 시대, 사람만이 코드 및 시스템의 사용자가 아니다

2026-08-04 · 배움기록 · 바이브코딩

미니PC로 도커 컨테이너 봇들을 이관했고, 미니PC의 테일스케일도 연결해뒀다. 이제 데스크탑을 꺼도 집 밖에서 폰으로 코딩을 이어가는 건 그대로 할 수 있겠구나 — 마음 놓고 데스크탑을 끄고 나갔다.

그런데 폰의 Termius에서 미니PC 연결이 불가능하다는 메시지가 떴다. 아, 아직 완전히 옮겨간 것이 아니구나. 당황해서 집에 오자마자 데스크탑을 켜고 원인을 찾았다.

길은 뚫었는데 길잡이가 없었다

원인은 허무할 만큼 단순했다. 미니PC는 살아 있었고, 테일스케일도 연결해놔서 길은 뚫어 놓았으나, 그 길을 따라갈 길잡이를 만들어놓지 않았다. 폰에는 데스크탑으로 가는 프로필만 있었고, 미니PC로 가는 프로필은 만든 적이 없었다. 기계는 준비돼 있었는데, 내 이해가 준비돼 있지 않았다.

빠진 조각을 채우고 검증하는 과정에서 클로드가 이런 말을 했다. "실제 동작 확인은 TTY가 필요해서 폰 화면에서의 확인이 남아 있습니다." 여기서 물었다.

"TTY가 뭐야?"

: TTY가 뭐야?

클로드: 터미널 화면 그 자체를 가리키는 용어예요. 옛날 전신타자기(Teletypewriter)에서 온 이름인데, 지금은 "사람이 보고 입력하는 실제 터미널 연결"을 뜻합니다.

여기까지 듣고 나는 TTY를 '사람이 화면으로 접하는 인터페이스'로 이해했다. 그렇다면 —

: 그러니까 미니PC는 지금 화면이 없으니까 TTY가 없는 거야?

클로드: 절반만 맞아요. 미니PC에 모니터가 없다는 것과는 무관합니다. TTY는 "그 컴퓨터에 물리적 화면이 달려 있냐"가 아니라 "지금 이 연결에 사람이 보는 화면이 붙어 있냐"의 문제예요. 폰으로 접속하는 순간 미니PC 안에 가상 터미널이 만들어지고, 폰 화면이 그 역할을 합니다.

모니터가 없으니 화면이 없고, 화면이 없으니 TTY도 없다고 생각했던 미니PC도, 내가 외부 인터페이스를 연결만 하면 TTY가 있는 것이 된다. TTY를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는 첫 번째 깨달음이었다. 그런데 질문이 하나 더 남았다.

: 그럼 TTY가 없는 경우라는 게 존재할 수 있어?

클로드: 존재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 컴퓨터에서 돌아가는 프로그램 대부분이 TTY 없이 실행되고 있어요. 매시 돌아가는 백업, 텔레그램 봇, 웹 서버 — 전부 사람이 붙어 있지 않은 채로 실행되니 TTY가 없습니다. 기준은 딱 하나예요. 이 프로그램의 입출력 상대가 사람인가, 아닌가.

아하. 대부분의 컴퓨터 내부 작업들은 모두 TTY 없음이겠구나. 내가 사람 기준으로 물리적 공간을 생각했구나.

사람만이 사용자가 아니었다

여러 개의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나는 사람이었으니 사용자는 오직 사람인 나 혼자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그런데 시스템을 돌리고 있던 봇들이야말로 시스템을 운영하고 진행하는 사용자라는 생각을 이제야 하게 되었다.

컴퓨터의 코딩 세상은 사용자인 사람만을 대상으로 하는 환경이 아니다. 컴퓨터 내부에서 교류되는, TTY 없는 환경도 있다.

에이전트 봇들이 나와서 사람을 대체하여 질문에 대답하는 시대에, 아직도 사람만이 시스템 및 코드의 사용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이 충격이었다. 아직도 우물 안 개구리였구나.


이날 배운 TTY는 바이브코딩 용어 가이드에 추가했다. 'TTY 있음/없음'의 구조를 다이어그램으로 그린, 용어집의 첫 시각화 항목이다.